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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북극 기지생활/남극

남극세종과학기지 가는 길 : 프랑스 파리

by 개소리김 2016. 1. 31.

 이번 글은 남극세종과학기지에 가면서 처음으로 접한 외국 프랑스 파리에서의 짧은 체류 이야기입니다. 어릴적부터 프랑스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숨쉬는 나라라고 생각을하며 커왔습니다. 시민혁명으로 쟁취한 자유, 프랑스 역사상 가장 강력했다고 볼 수 있는 나폴레옹 시대, 그리고 과거부터 수많은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진 예술품을 생각하면 엄청난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현재도 독일과 더불어 유럽의 대표적인 2강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이런 국가에서 잠시나마 체류를 한다하니... 심하게 설레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그러지 못하더군요.


부지런한 프랑스 경찰

 11월 27일 아침. 힘들었던 비행일정에도 불구하고 모든 대원이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씻습니다. 출국전까지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려고 바삐 움직입니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숙소를 나서려는 찰라, 어떤 무리들이 우르르 들어옵니다. 그러더니 '우린 경찰이라면서 여권을 확인하겠습니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순간 '아 프랑스는 불법체류자가 많아서 신원조회를 하는가보다.'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나저나 프랑스 경찰은 사복이어서 그런지 복장만 본다면 전혀 경찰처럼 보이지 않더군요. 다들 개성있는 옷차림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다르긴 다른가 봅니다.

 월동대를 제외한 모든 여행자의 검사가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주인집 아주머니와 밥을 해주시는 분의 표정이 굳어 갑니다. 갑자기 주인과 손님을 한자리에 모아두더니 집안의 온갓 물건을 사진촬영하면서 뒤지기 시작합니다. -_-;;;

 해당업소가 프랑스 허가를 받지 않고 운영하는 업소였던 것입니다. 그러고는 이 업소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부터를 시작하여 조서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 때가 일요일 아침 9시경 이었습니다. 유럽은 무언가 정적인 느낌일거라 생각되어서 모든게 천천히 흘러갈거라 생각을 해왔는데, 프랑스 경찰 무지 부지런하더군요. 음~ 경찰로서는 당연한 일이지만요.

 아무튼 경찰조사가 끝나야만 갈 수 있을터이니 지나치게 시간이 끌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경찰은 그 숙박업소를 당장 폐쇄한다며 투숙객은 짐을 꾸려서 다 나가라 합니다. 결국 우리는 모든 짐을 바리바리 끌며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각자 짐을 끌고 파리의 거리를 누비는중


 원래는 픽업을 통하여 이동을 하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못하니 짐을 끌고 프랑스 지하철로 향합니다. 이 때 특이하였던 점은 프랑스 지하철은 버튼을 눌러야만 문이 열리는 것이었습니다. 프랑스를 비롯하여 외국여행을 많이 해본 사람은 아실 수 있는 일이겠지만, 저는 참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한번에 다 열리고 하는 구조보다는 어찌보면 전력을 아끼는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프랑스 지하철의 문이 열리는 버튼, 많은 사람이 눌러서인지 녹색이 벗겨진 것을 알 수 있다.


문화와 예술이 발달한 나라

 문화와 예술이 발달한 나라를 뽑으라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많이 뽑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예전부터 있던 예술품과 문화재가 잘 어우러진 나라라고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막상 실제로 본 파리의 거리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단순히 선진국이어서 그런 것일까? 라는 생각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신구의 조화가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몬진 몰라도 도시와 문화재가 잘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나중에 탈 에어프랑스 회사 건물과 키가작은 신호등 그리고 잔디밭을 뛰노는 아이들


 길가다가 인상적으로 본것은 우리나라와 달리 키가작은 신호등 그리고 잔디밭을 뛰노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말이면 저렇게 아이들끼리 모여 활동할 곳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이야 주변에 크고작은 공원 조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주거지 주변에는 자유롭게 뛰면서 놀 곳은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점심도 먹어야하기 때문에 번화가 방향으로 향합니다. 슬슬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할 시간이 되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주변의 크고작은 상가들도 가게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아침의 조용했던 파리의 모습과는 달리 매우 활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다음달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인지 크리스마스를 대비하여 꾸며논 모습과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여유로운 사람들 표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점심 식사할 장소를 정해두고 잠시 시간이 남아 주변 길거리를 돌아다닐 여유가 생겼습니다.


파리 길거리의 소점상 모습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대형건물



길을 가다보니 레드불 팀의 F1 머신과 클래식카가 전시되어 있었다.



프랑스의 모 대기업 앞


맛있고 저렴했던 점심

 발품을 팔아서 단체로 점심을 먹을 장소를 찾아 다녔습니다. 개점시간이 아직 되질 않아서 그런지 준비중인 식당이 많았습니다. 그러던중 좀 허름한 골목의 식당을 들어가니 메인요리에 디저트까지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주는 곳이 있었습니다. 저는 양파스프+닭요리?+에스프레소+잘 기억나지 않는 초코?+파이를 주문했습니다.

 일단 만족하였지만... 양파스프는 제가 생각한 스프가 아니더군요. 프랑스까지 가서 전 오뚜기 3분스프의 야체스프를 기대했는데... 이건 그런게 아니더군요. 양파국물이 많고, 치즈가 듬뿍 들어간 그런 스프였습니다. 하지만 배고파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소 짜긴 했지만 치즈에서 나는 짠맛이어서 그런지 소금의 짠맛과는 분명히 달랐습니다. 그리고 메인 닭요리는 생각보다 담백하고 양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유럽의 에스프레소는 역시 다른걸까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커피향이 매우 풍부하고 마시기에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이어진 초코렛이 들어간 음식과 파이도 만족스러운 맛이었습니다. 다만 초코렛은 너무 달아서 먹기 힘들었군요.


맛있었던 식사


자유, 문화 그리고 예술의 나라

 식사후 파리 투어버스를 타고 돌아다녔습니다. 버스에 타니 음성안내가 나오더군요. 개인적으로 한국어가 나오질 않아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나마 익숙한 일본어로 설명을 들었는데 상당히 들을만 했습니다. 새로운 거리 및 특정장소에 들어설 때마다 자세한 설명이 나왔습니다. 오래전 발달한 곳을 지금도 무리없이 유지된다는 점이 너무도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특히 도로를 보면서는 우리나라의 날림도로와 다르다는 것을 느꼇습니다.


인상적이었던 프랑스 시티투어


 시티투어버스에서 내려 에펠탑이 보이는 곳으로도 가고, 에펠탑 밑으로도 지나가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 가는길에 갑자기 수십병의 사람이 신호를 무시한체 단체로 뜁니다. 몬가 했더니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던 사람들(주로 외국인)이 경찰 단속이 시작되니 도망가는 풍경이었습니다. 몬지 몰라서 카메라에 담질 못했으나 당시의 모습은 머리속에 선명합니다. 좀 웃겼지요. 그러면서도 선진국에도 이런일이 있는구나 싶네요. 개인적으로 첫 외국행이기 때문에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그러고는 길거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야바위 꾼 아저씨도 마나고;;; 참 열심히 하시더군요. 이윽고 루브르에 도달합니다. 말로만 듣던 루브르 박물관... 식물원을 연상시키는 유리돔이 인상적인 세계적인 박물관~ 하지만 도착하면서 본 모습은 공사중이더군요;;; 도주범, 야바위꾼에 이어 공사중인 루브를 보니 -_- 시기를 잘못 맞춘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컷던 에펠탑에서 민석(생물연구원)과 함께


우중충했던 날시였지만 멋젓던 에펠탑 옆 분수와 잔디밭

열심히 돈벌고 있으신 야바위꾼과 공사중인 루브르 박물관


처음간 세계적인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은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나 주구장창 갔던 나에게 루브르는 분명 엄청난 스케일이에 단시간내에는 볼 수 없는 수많은 문화유물이 있는 상상이 가질 않는 곳이었습니다. 그나마 유럽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이 루브르 박물관 사진이라면서 올려논 사진을 보고는... '식물원'이 아니냐고 했습니다. -_-;;; 대부분 식물원은 유리로 구성되어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진지하게 물었던 겁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합니다. 관람시간은 앞으로 3시간 후다다닥 봐야합니다. 애초에 아는게 없어서 감상 따위는 할 필요가 없기에 대충 사진만 찍어가며 봅니다. 그런데 아무리 몰라도 눈에 띄는 몇몇 작품이 있더군요. 유명한지 아닌지 모르지만... 가장 인상적이던 것은 천사와 여자가 요상한 자세로 서로 응시하는 장면인데 정말 멋졌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국기를 들고 시민혁명을 그린 그림은 워낙 유명해서 한 번 보고싶었네요. TV에서 흔하게 본 모나리자는 그냥 찍기만 했습니다. -_-모가 대단한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다지 앞도하는 느낌도 들지 않았구요. 아무래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림보다는 조각이 더 경외감에 휩쌓이지 않을까 싶네요.


루브르 박물관에서


 계속 돌아다니며 놀란 것은 루브르 박물관은 프랑스 문화에서 발달한 작품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과거 정복시대에 많은 나라를 침략하며 문화유물을 약탈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만을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모습을 해당국가의 사람들이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하게될지... 과거 침략을 통하여 약탈한 것을 이리 하는 것이 옳은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루브르의 과거 약탈한 유물


 루브르의 구경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어두워져 있더군요. 이제 파리를 떠날 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역으로 향하고 공항으로 향하게 됩니다. 어두운 프랑스 거리도 상당히 멋졌습니다.  밤에도 여기저기 구경하는 관광객도 인상적이었고, 거리의 파리 시민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틀담성당에 꼭 가고 싶었는데 밖에서 바라본 것으로 족해야만 하여 아쉬웠습니다.


프랑스의 야경


 이제 에어프랑스를 타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로 향하게 됩니다. 에어프랑스를 타면서 우리나라의 대한항공 서비스가 얼마나 좋은지를 깨닫게 됩니다. 기내식부터 시작하여 사소한 것까지... 아무튼... 이제 점점 더 한국에서는 멀어지고, 남극세종과학기지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2012/09/26 - [King Sejong Station Story] - 남극세종과학기지 가는 길 : 한국-프랑스 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