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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북극 기지생활/북극

북극다산과학기지 : 첫 하계 출장, 녹색(Ny-Alesund에서)

by 개소리김 2017. 8. 6.

언제나 녹색은 싱그럽다.

우리에게 푸르름, 희망, 생명, 평화, 온화, 따스함 등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사실 나는 녹색이 주는 이런 느낌을 잘 몰랐다.

단순하게 '푸르다'라는 느낌만 받으며 지냈다.

적어도 1년간 월동을 하기 전까지는 그리 느꼈다.

풀은 풀이요 나무는 나무요 꽃은 꽃이다.

다만 그저 식물이다.

여기서 풀은 먹을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이 될 뿐. 나에게 식물은 너무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월동을 지내다가 자주가던 사이트에서 사람들이 올려주시는 꽃 사진을 봤다.

엄청 감동적이었다. 수개월 동안 보지 못하던 꽃을 봤을 뿐인데.

감동 그 자체였다.

그 뒤로 나는 틈만 나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여 그날의 꽃 사진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식물이란 큰 범주의 인식이 세부적으로 바뀌었다.


극지라는 지역의 땅에서 녹색은 보기 어려운 색이다.

아마 가장 보기 어려운 색일 것이다.

가장 보기 쉬운 색은 흰색과 검정색이다. 그리고 파랑, 빨강, 주황... 여러 색을 볼 수 있긴 하지만 녹색은 쉽게 볼 수 없다.

차라리 하늘에 뜨는 오로라에서 녹색을 보는 것이 쉬울 것이다.


극지에서 녹색을 보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그렇게 출장을 다니며 지내다가 북극 Ny-Alesund 에서 처음 사진의 것들을 보았을 때.

묘한 감동이 몰려왔다.

땅에서 솟아나는 풀에서...

심지어 바다에 떠 밀려온 미역에서...


끝으로 나는 대기를 주로 접하다 보니 다른 분야는 전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