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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22

헌트(HUNT, 2022)

by 개소리김 2022. 8. 31.

헌트 속 이 장면은 두 인물간 극한의 대립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배우 이정재가 감독으로 데뷔한 기념비적 작품? 단순히 설명하기에는 무언가 아쉽기만 하다. 영화자체의 완성도가 높고 시각, 청각적인 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개성도 있고 짜임새도 좋다. 다소 쉼없이 달린다는 생각에 숨이 막힌다는 느낌도 있지만 흐지부지하게 가다가 늘어지기보다는 전력질주하는 각본도 좋다. 그리고 담담하게 담고 있는 주제의식도 좋았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처럼 역사를 비트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그런 경향의 장면도 좋았다.

 

 김윤석이 감독으로 데뷔하여 만든 미성년 이후, 우리나라 배우가 감독으로 만든 작품중에는 가장 대단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김윤석의 강한 남성적 이미지에 반해 미성년은 내적인면과 함께 여성스러운 면을 부각시킨 영화를 연출하였다. 개인적으로는 김윤석이 갖고 있는 배우로서의 이미지와 상반되는 상당히 신선한 모습을 보여준 영화였다. 이 사람이 이런 내면을 표현한단 말인가? 겉으로 보여져온 배우로 쌓은 내면의 내공을 영화로 표현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이정재 헌트는 위의 미성년과는 다르게 이정재가 배우로서 쌓은 내공을 감독으로 연출에 녹여 보여준 영화라 생각한다. 너무나도 훌륭했다. 이미 포스터부터 슈트핏을 앞 세우며 단단하고 치밀한 느낌을 강하게 준다. 영화가 시작하면서부터 긴장의 연속이다. 80년대 한국은 다양한 영화에서 표현하였기에 익숙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많은 영화들은 80년대의 암울한 분위기를 조금을 가라 앉힐 수 있는 요소들을 만들어 영화를 좀더 부드럽게 표현한 것이 많았다. 하지만 헌트는 그런 것은 완전히 배제하였다. 그냥 생 날 것의 80년대를 보여준다.

 빨갱이를 잡으려는 사람들, 권력의 말에 쉽게 휘둘리며 동료가 되었건 모가 되었건 물불 가리지 않으며 무작정 찾아드는 모습은 영화를 보면서 '내가 저 시대에 저런 상황에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압박을 주고 있었다. 이런 압박은 영상이나 조명에을 통해서도 충분히 전해준다. 다소 옛 느낌이 나는 색바란 듯한 필름 느낌의 색은 영화가 좀더 오래되 보이도록 잘 보여준다. 그리고 스산한 배경음악도 긴장감을 더해준다.

 

 겉으로 보여지는 시대고증도 액션 연출도 훌륭하다. 80년대의 어렴풋한 기억 그리고 뉴스를 접하며 보았던 80년대의 장면이 이 영화에 잘 표현되어 있다. 액션 연출은 배우로서의 기질과 경험이 영화에 완전히 녹아들어 나왔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정재 감독이 배우를 하며 현장에서 이런식으로 하면 배우가 좀더 멋진 장면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감독을 하게 되면 이렇게 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오지 않았을까? 각종 총격신 특히 일본에서의 총격신은 지금것 우리나라에서 문제되었던 세부적인 표현 부재나 오류등을 잘 보완한 장면이었다. 물론 연출이 너무 과해서 이게 무언가 싶기도 하고 앞뒤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도 드는 장면이다. 하지만 영화중에 표현하는 장면중에서는 상당히 멋진 장면이다. 총의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터져 나오는 격발음은 우리나라 영화중 최고라 생각한다.

 

 이야기의 전개는 맨처음 쉼없이 전력질주하는 각본이다. 라고 말한 것처럼 쉼없이 달린다. 계속하여 끊어질 듯 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피로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느슨해지는 것보다는 좋은 흐름이라 생각한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아무 사전 정보없이 본 영화여서 그런 것인지 재미있게 봤다. 작중에 어느정도 나타내는 직접적 주제의 전달? 또는 시대에 대한 생각을 나타내는 것은 보는이에게 후련함을 선사해준다. 이 부분은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헌트에서 김윤석의 미성년도 이야기도 상당부분 있었지만, 배우들이 겉으로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정재가 갖는 배우로서의 무게감을 감독을 하면서 더 돋보이게 나타냈다. 감독으로 다음 작품을 만든다면 어떨까? 아무런 예정이 없지만 그냥 기다려 진다. 참고로 헌트는 탑건, 헤어질 결심 처럼 한 번더 보고 싶은 작품이다. 조만간 다시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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