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세종과학기지 : 세종기지는 동지 한국은 하지
지난 2012년 6월 23일 남극세종과학기지를 비롯한 남극에 상주하는 전기지는 매우 뜻깊은 날입니다. 이 날은 남극기준으로 동지가 되는 기간입니다. 당연히 우리나라는 하지가 되는 시기이죠. 동지 때는 해가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시기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어둠속에 오래 있다보면 많이 힘들어 진다고들 합니다.(참고로 저는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밤이 길어지면 그 또한 매우 재미난 추억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지만 개인적 생각으로는 외향적 성향의 사람에게 오히려 힘든 시기가 아닐까도 합니다. 그만큼 야외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런데 올해는 6월 21일이 동지였습니다. 그 때의 생각이 떠오르네요.
남극의 가장 큰 명절
동지는 상징하는 바가 많습니다. 위에서처럼 밤이 가장 긴 시기, 해가 가장 짧은 시기, 따라서 가장 추울 시기 등의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는 바로 월동의 반이 넘어갔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나름 지금까지는 오르막길을 열심히 왔다면 이제 내려가는 시기인 것입니다. 물론 내리막길도 쉽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사람의 마음가짐이 더 여유로워질 수 있는 시기입니다. 마치 새 해를 시작하는 사람이 새롭게 마음을 다잡듯이 기지에서도 새로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시기와 같습니다. 물론 그보다는 월동이 절반 남았다는 것이 기쁘겠지만요.
동지축제날 오전 일정은 체육행사
얼음쟁반을 만들기위한 사전작업, 전기톱으로 유빙을 자르고 있는 모습
동지행사가 열릴 휴게시를 꾸미는 대원들
손질될 참치 몸통
참치 머리를 들고있는 홍귀형(유지반장)
풍선으로 만든 개
참치를 손질중인 종훈형
얼음쟁반 위에 잘 놓여진 먹음직 스러운 참치
동지날 먹는 음식
지난 글에서 세종기지의 먹거리에 대하여 적었습니다. 평소에도 잘 나오는 세종기지의 먹거리였지만, 동지 때는 명절이기 때문에 전 대원이 특별한 일이 없는한 다함께 모여서 더욱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습니다. 따지자면 기지에서의 새해나 설, 추석보다도 음식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참고로 저희는 전대원이 모여서 직접 얼려간 냉동참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간단한 음주를 하며 행사를 치뤘습니다.
오늘의 상차림
단순히 먹고 노는 것이 아니었던 동지축제, 종훈형이 참치에 대하여 설명해주었다.
외국 기지와도 오가는 편지
동지가 되었을 때 가장 재미있던 점은 남극에 상주하는 전 기지로부터 편지가 오간다는 것입니다. 물론 e-mail이지만 저희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 지내는 모든 이들에게 받는 편지여서 그런지 매우 감사하고 힘이 됩니다. 이 때 오고가는 메일은 단순히 글만 적어서 보내거나 하진 않습니다. 대부분 전 대원이 기지를 배경으로 하거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어서 축하 인사와 함께 보내기 때문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같은 남극이지만 대부분 대륙에서 오는 편지여서 매우 다른 느김을 받게 됩니다. 밑의 동영상을 보시면 동지 때의 ㅅ생활과 외국기지에서 보내온 편지를 조금이나마 보실 수 있습니다. 잘 만든 동영상은 아니니 양해를 구합니다.
이 동영상은 극지연구소(www.kopri.re.kr)의 '눈나라 얼음나라' 2012년 12호 동지특집으로 제작하였습니다.
모든 남극의 월동대에게 안전과 행복이 함께하길...
세종기지를 비롯한 남극의 모든 기지는 사실 위험이 함께 합니다. 분명 안전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는 것이 사람일입니다. 남극에서 고생하는 모든 남극지킴이들의 건강과 평화를 기원합니다.